'노숙자들의 뉴타운'된 LA 코리아타운
홈리스 텐트 철거 요청 999건 스키드로 제외하고 가장 많아 노숙 장소 423곳·윌셔 등 집중 4월에 급감했다가 다시 증가세 철거 처리기간 46일 가장 늦어 LA한인타운이 '새로운 스키드로(skidrow·노숙자 집단거주지)'가 되고 있다. 본지는 한인타운내 노숙자 증가 실태를 객관적 통계로 입증하기 위해 LA시 '311 민원신고'에 접수된 홈리스 텐트 철거(Homeless encampment request) 원본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한인타운내 신고 건수가 다운타운의 스키드로를 제외한 시 전역에서 가장 많았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 LA시에 접수된 홈리스 텐트 철거 신고는 모두 1만9735건이다. 다운타운 스키드로 1826건에 이어 한인타운이 999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루 3.5건 꼴이다. <표 참조> 스키드로는 1930년대부터 형성된 노숙자 집단거주지로 홈리스들의 홈타운으로 불린다. 한인타운에서 두 번째로 신고 건수가 많다는 것은 한인타운이 노숙자들의 '뉴타운'이 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고 장소를 지도상에 옮겨보면 공원과 산이 있는 곳을 제외한 시 전역에서 홈리스 텐트 철거 민원이 접수됐다. 신고 다발 지역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각 신고건의 경도와 위도를 지도상에 점으로 표시했다. 다운타운 754개, 한인타운 423개, 한인타운 북쪽과 맞닿은 센트럴 할리우드 256개 등의 순으로 밀집됐다. 한인타운내 신고는 주로 윌셔와 6가, 버몬트 애비뉴를 중심으로 집중했다. 특히 1가와 버몬트에 위치한 몰에서 가장 많은 3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3가와 뉴햄프셔 교차로 남서쪽 몰에서 25건, 북동쪽 몰에서 23건의 신고가 몰렸다. 이 부근에서 4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처음 식당문을 열 때만 해도 이 주변에 노숙자는 없었다"며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늘더니 이제는 홈리스들이 수시로 식당에 들어와 돈과 음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LA시 전역에서 홈리스 신고는 증가세다. 1월 1658건을 시작으로 3월 1968건, 5월 2119건, 9월 2671건 순이다. 한인타운내 월별 신고 횟수 추이는 지난 3월 181건으로 최고 정점을 찍었다. 이어 4월 77건으로 급감했다가 6월 94건, 7월115건, 9월 122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한인타운과 센트럴할리우드 사이에서는 일종의 '풍선 효과' 현상이 확인됐다. 한쪽에서 노숙자가 줄어들면 다른쪽에서는 늘어났다. 센트럴할리우드내 노숙자 텐트 철거 신고건이 1월에서 3월 사이 평균 38건으로 주춤할 때 한인타운의 신고건은 평균 126건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5월부터 8월사이 한인타운내 평균 신고 건수가 93건으로 줄어들 때 할리우드는 111건으로 증가했다. 한인타운내 텐트 철거 처리 소요시간은 평균 46일로 LA시에서 가장 느렸다. 특히 센트럴 할리우드의 20일에 비해 2배 이상 처리기간이 걸렸다. 또 다운타운(27일), 밴나이스(35일) 역시 한인타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처리됐다. 민원 처리가 늦어지면서 한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버몬트 애비뉴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정기훈씨는 "대낮에 여성 홈리스가 인도에서 노상방뇨를 하고 남성 홈리스는 성기를 꺼내기도 했다"며 "되도록 피하고 싶은 길"이라고 말했다. 6가와 하버드 인근에 사는 박희선씨는 "한때 노숙자 텐트가 7~8개 생겨 노숙자촌이 만들어졌다"며 "혼자 지나다니기 무섭다"고 말했다. LA카운티 홈리스 철거 신고는 311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접수가 997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화 4001건, 이메일(195건), 지역구 의원실 방문(161건) 순이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